변호사 칼럼 · 2026. 11. 3.

합의한 관계를 성폭행으로 고소한 40대 집행유예, 무고죄 재판은 무엇을 따지나

합의한 성관계를 성폭행으로 허위 고소한 여성에게 집행유예가 선고된 사건을 계기로, 무고죄 재판의 쟁점과 양형 요소, 자백 감면 규정을 정리한다.

사진 Joe Gratz, CC0(Openverse)

합의하고 성관계를 한 남성을 성폭행 혐의로 허위 고소한 40대 여성이 무고죄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보도에 따르면 여성은 호텔 객실에서 성폭행을 당했다는 고소장을 경찰에 내고 조사에서도 같은 취지로 진술했다. 그러나 호텔을 나선 뒤 남성과 함께 걸으며 손인사를 했고, 이후 다정한 문자를 보냈으며, 며칠 뒤 다시 만나 손을 잡고 포옹한 정황이 드러났다.

재판부는 무고죄가 국가의 형사사법권을 부당하게 이용하고 피무고자를 처벌 위험에 빠뜨리는 범죄라 엄히 처벌할 필요가 있다고 하면서도, 허위 고소가 실제 처벌로 이어지지 않았고 남성이 합의해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을 고려해 형의 집행을 유예했다. 무고죄 재판에서 법원이 무엇을 보고 어떻게 형을 정하는지 살펴본다.

1. 무고죄의 구조

가. 조문과 법정형

형법 제156조는 타인으로 하여금 형사처분 또는 징계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공무소나 공무원에게 허위의 사실을 신고한 사람을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고소장 제출뿐 아니라 수사기관 조사에서 허위 진술을 이어 간 것도 신고 내용의 일부로 평가된다.

나. 허위인지는 핵심 부분을 기준으로 본다

신고 내용에 사실과 다른 부분이 섞였다고 모두 무고가 되지는 않는다. 대법원은 그 기준을 이렇게 밝혔다.

대법원 2010. 4. 29. 선고 2010도2745 판결

신고사실 일부가 허위라도 범죄 성립에 영향이 없는 과장에 불과하면 무고죄가 아니지만, 그 허위 부분이 국가의 심판작용을 그르치거나 고소사실 전체의 성질을 바꿀 정도라면 무고죄가 성립할 수 있다.

성범죄 고소에서는 동의가 있었는지가 범죄 성립을 가르는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동의한 관계를 강간으로 신고했다면 과장이 아니라 고소사실 전체의 성질을 바꾼 것이 된다.

2. 재판에서 다퉈지는 것

가. 피무고자의 무혐의가 곧 무고는 아니다

고소당한 사람이 혐의없음 처분이나 무죄를 받았다고 해서 고소인이 자동으로 무고죄가 되지는 않는다. 증거가 부족해 처벌하지 못한 것과 신고 내용이 허위라는 것은 다른 문제다. 무고죄 재판에서는 고소인이 신고 당시 사실과 다르다는 것을 알았는지를 따로 증명해야 한다.

나. 사건 전후의 행동과 대화가 증거가 된다

이번 사건에서 법원은 호텔을 나선 뒤의 모습, 이후 주고받은 문자, 다시 만난 정황을 근거로 합의한 관계였다고 판단했다. 성범죄 피해자의 행동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어 피해 뒤 연락했다는 사정만으로 피해가 없었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다만 여러 정황이 한 방향을 가리키고 고소 내용과 정면으로 어긋난다면 허위 인식이 인정된다.

다. 피고인이 다툴 수 있는 부분

무고죄로 재판을 받는 사람도 방어할 길이 있다. 신고 당시 자신은 피해를 입었다고 믿었다면 허위 인식이 없어 무고죄가 되지 않는다. 사실관계를 잘못 기억했거나 법적 평가를 착각한 경우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재판에서는 고소에 이르게 된 경위, 고소 직전 주고받은 대화, 주변 사람에게 한 말이 다시 검토된다. 피고인 쪽에서는 당시 어떤 사정 때문에 그렇게 믿었는지를 구체적인 자료로 보여 줘야 하고, 법원은 그 설명이 다른 정황과 맞는지를 따진다.

3. 형은 어떻게 정해지나

가. 자백·자수하면 형을 반드시 줄이거나 면제한다

형법 제157조는 위증죄에 관한 제153조를 무고죄에 준용한다. 그래서 허위 신고를 한 사람이 그 신고한 사건의 재판이나 징계처분이 확정되기 전에 자백하거나 자수하면 형을 감경하거나 면제한다. 임의적 감경이 아니라 반드시 감경 또는 면제해야 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허위 고소를 후회한다면 하루라도 빨리 수사기관에 사실대로 밝히는 것이 법이 열어 둔 길이다.

나. 처벌불원과 실제 피해 정도

무고죄는 국가의 사법기능을 해치는 죄라 피무고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아도 재판은 계속된다. 그러나 양형에서는 피무고자와의 합의, 허위 고소로 실제 구속이나 처벌이 있었는지, 범행 동기가 크게 고려된다. 이번 사건의 집행유예도 그런 사정이 반영된 결과다. 반대로 피무고자가 구속되거나 오래 수사를 받았다면 실형 가능성이 높아진다.

다. 피고인과 피무고자가 각각 챙길 것

피고인이라면 기록 열람으로 수사기관이 확보한 문자와 영상 등을 먼저 확인하고, 다툴 부분과 인정할 부분을 나눠 양형 자료를 준비해야 한다. 피무고자라면 무혐의 결정서와 수사기록을 확보해 무고 고소를 검토하고, 재판에 피해자로서 의견을 낼 수 있다. 수사를 받는 동안 생긴 정신적 피해와 변호사 비용은 별도의 손해배상 청구로 다툴 수 있다. 다만 무고 고소 역시 근거 없이 하면 또 다른 분쟁이 되므로, 무혐의 이유가 증거 부족인지 허위가 드러난 것인지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

4. 맺음말

허위 고소는 피무고자의 삶을 흔들 뿐 아니라 실제 피해자의 목소리까지 의심받게 만든다. 법원이 엄한 처벌을 말하면서도 자백과 합의에 따라 형을 정하는 것은, 허위 고소를 빨리 바로잡게 하려는 뜻이기도 하다. 고소하는 사람도, 고소당한 사람도 재판에서는 결국 정황과 기록으로 말하게 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대온 법률사무소 신동우 대표변호사)

이 칼럼은 2026. 11. 3. 기준 법령과 판례로 쓴 일반적인 법률 정보이며,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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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신동우 대표변호사

법학박사 · 대한변호사협회 등록 형사전문변호사·이혼전문변호사 · 대온 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 사건을 상담부터 판결까지 직접 맡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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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신동우 대표변호사 · 2026. 11.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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